'노장' 홍성흔-안경현 보란듯이 불방망이
두산 상위권 견인… 세대교체 수면 아래로

홍성흔
세대교체, 그리고 철저히 기량에 따른 선수기용. 전자는 두산 김경문(50) 감독이 올시즌을 앞두고 내세운 화두이고, 후자는 김 감독의 지론이다.

초반 부진을 딛고 상위권 진입에 성공한 최근,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세대교체론’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대신 기량이 검증된 베테랑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면서 안정을 추구했다.

최근 두산의 상승세는 10년차 홍성흔(31), 17년차 안경현(38) 두 베테랑들의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트레이드를 요구하다 결국 불발돼 지난달 6일 1군 무대를 다시 밟은 홍성흔은 7일까지 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 21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 전부터 ‘전력 외 판정’을 받았던 안경현도 이달 1일 전격 복귀 후 주전 1루수를 굳히며 타율 2할8푼6리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안경현이 돌아온 후 두산은 5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들의 가세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적뿐 아니라 어린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팀 분위기를 이끈다는 점에서 엄청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존 선수들은 물론 김 감독조차도 “홍성흔과 안경현이 중심을 잡아주면서 팀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안경현
김 감독은 ‘홍성흔 파문’이 이슈로 떠올랐을 때 트레이드에 적극 찬성했었고, 안경현에 대해서는 “선수 기용은 감독의 권한이다. 세대교체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취한 바 있다. “(안경현은) 기량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다”는 모호한 발언도 김 감독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팀 타선이 좀처럼 침묵을 깨지 못하자 홍성흔과 안경현에게 잇따라 ‘SOS’를 요청했다. 자연스럽게 김 감독이 강력히 주장하던 세대교체는 실리 앞에 명분을 잃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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