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족 시신 발견…지인.주민.경찰 비통

실종됐던 김모(45.여)씨 일가족 4명이 10일 밤전남 화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김씨의 지인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가 운영했던 참치횟집 아르바이트생 신이나(20.여)씨는 "사장님은 내가 졸업할 때 용돈을 쥐어주셨던 좋은 분"이라며 "종업원의 딸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면서 항상 챙겨주셨는데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며 흐느꼈다.

김씨의 가게 인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시태(50)씨도 "김씨네 가게를 오픈할 때 아이들을 봤었는데 어린 목숨이 희생된 것이 너무 불쌍하고 마음이 아프다"며 "김사장도 활발하게 사업을 했었는데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아파트 주민 전병일(34)씨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폐쇄회로TV 사진을 보고 실종자들이 살해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비통하다"며 "딸을 둔 부모로써 너무 무서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주변 상인 서모(50.여)씨는 "범인이 자살했을 때까지만 해도 애들은 살려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가족들의 생사여부를 숨죽이며 기다렸던 김씨의 오빠는 비통함을 차마 이기지 못한 듯 김씨의 죽음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앞서 이번 실종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호성(41)씨가 이날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을 때만 하더라도 지인들은 김씨의 무사귀환을 고대했다.

김씨가 운영하던 서울 은평구 음식점 인근 가게의 종업원인 이다복(41.여)씨는 "이씨가 누구에게 메모를 남기든가 전화를 해서 실종자를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니겠냐"며 희망을 드러냈었다.

역시 인근 가게에서 일하며 김씨와 친분을 쌓아왔던 강문희(55.여)씨도 "납치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면 사람들에게 한마디라도 남겼어야 했다"며 "죄책감에서라도 김씨 가족의 생사에 대해 누군가에게 말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 주부는 "실종이 되면 제대로 해결이 안되고 실종자가 죽은 것으로 결론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제발 김씨 가족들이 꼭 발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아파트 경비원 김모(66)씨도 "피해자들을 어떻게라도 찾았으면 좋겠다"며 두 손을 모았으나 결국 김씨 모녀는 전남 화순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 모녀의 생사 여부 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했던 경찰 역시 허탈감에 휩싸인 상태다.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이씨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나가면서 검거를 눈 앞에 두고 있었고 김씨가 살아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으나 모두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며 "남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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