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서울 마포에서 실종된 김모(46.여)씨와 세 딸의 시신이 10일 오후 11시께 전남 화순군 동면의 공동묘지에서 발견됐다.

시신들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에서 옷을 입은 채 검은 색 큰 가방 4개에 각각 담겨 있었다.

가방은 투명한 비닐에 감긴 채 1m50㎝ 가량 되는 깊이의 구덩이 한 곳에 4개가 함께 묻혀 있었으며, 시신의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았고 일부 혈흔이 발견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외상도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시신들이 발견된 공동묘지는 이날 오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 해태 타이거즈 야구선수 이호성(41)씨의 선친 묘소가 있는 광주 모 교회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민 유모(46)씨가 김씨 일가족이 실종된 다음날인 지난달 19일 오전 9시께 묘지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 이씨의 부탁으로 구덩이를 팠던 사실을 제보해 와 시신을 발견했다.

유씨는 경찰에서 "19일 오전 9시께 SM5 승용차를 탄 이씨가 돈을 건네며 `비석을 옮기려 하니 구덩이를 좀 파 달라'고 부탁해 그대로 했을 뿐이다. 이씨가 시신을 묻으려 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발굴한 시신들을 인근 화순성심병원으로 보내 이들이 실종된 김씨 일가족인 지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또 공동묘지 소각장에서 이씨가 살해한 김씨 모녀를 매장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삽 2개와 곡괭이 등 도구 4개를 발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 감식을 의뢰키로 했다.

화순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신원에 대한 확인작업을 마치면 이후 수사는 사건 관할서인 서울 마포경찰서와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3시께 이씨의 시신이 한강에서 발견된 이후 김씨 큰딸의 휴대전화 신호가 잡혔던 화순군 남면과 인근 동면 일대에 대해 집중적인 수색 작업을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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