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60%깎인 1억 계약

1승에 1억원 꼴이었다. 2003년 4년간 최대 22억원에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이상목(36)은 이후 4년 동안 정확히 22승에 그쳤다. 어느덧 나이는 삼십대 중반. ‘먹튀’라는 오명을 쓴 그는 롯데에서 방출까지 당했다. 눈앞이 캄캄해질 즈음, 고향팀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올해 연봉 2억5,000만원에서 무려 60%가 삭감된 1억원에 삼성과 19일 입단 계약을 한 이상목. 하지만 이상목은 실망하거나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선수 생활의 막바지를 고향팀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돈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공을 잡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기쁩니다.”

본가와 처가가 모두 대구인 ‘대구 토박이’ 이상목은 “고향팀에 입단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야구를 다시 할 수 있도록 해준 삼성과 감독님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상목은 1990년 대구 성광고를 졸업하고 삼성에 고졸 지명 선수로 입단했다. 1994년 빙그레(현 한화)로 트레이드된 후 1999년 14승8패(평균자책점 4.29)로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놨고, 2003년에는 15승(7패)을 거두며 최고 활약을 펼쳤다. 2003년 활약으로 22억원의 ‘FA 대박’을 치며 롯데 유니폼을 입었지만 4년간 22승에 그쳤고, 올해는 1승4패에 머물렀다.

이상목이 투수진에 합류함에 따라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 입단한 임창용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게 됐다. 현재 부산에서 개인 훈련 중인 이상목은 신변을 정리한 후 대구로 이사를 한 뒤 내년 1월7일부터 시작되는 팀 훈련에 합류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은 또 삼성은 박한이와 10% 삭감된 2억4,300만원에, 내야수 신명철과 40% 인상된 1억500만원에 연봉 계약을 했다. 이로써 삼성은 양준혁 오승환 권혁 박종호 강봉규를 제외한 연봉 재계약 대상자 32명(총 37명)과의 계약을 모두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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