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마디에 가시가 돋쳤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는 않았지만 듣는 사람을 주눅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18일 오전 10시 광주 신양파크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2007년 KIA 납회가 열렸다. 모기업인 KIA자동차 사장을 겸하고 있는 조남홍 타이거즈 사장은 이날 역시 납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장의 인사말은 김조호 단장이 대신 읽었다.

“올 한 해 우리는 부진한 성적으로 KIA 임직원들과 팬들에게 실망만 안겼습니다. 철저한 자기반성으로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정비해야 할 것입니다.” 인사말이라기보다 훈계, 아니 질책에 가까웠다. 조 사장은 2년 전 구단 사상 첫 최하위를 했을 때도 “선수 여러분, 그라운드는 놀이터가 아닙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었다.

조 사장은 작심한 듯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어나갔다.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는데 문제는 의욕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성적이 아닌 자세가 더 큰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내년에는 반드시 명예회복을 해주십시오.”

야구단 사장으로는 거의 빵점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의식한 때문인지 조 사장은 자신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올 한 해 성적 부진은 단지 선수단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프런트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열정과 패기가 부족했습니다.”

사장의 인사말에 이어 케이크 커팅, 신인선수 입단식, 점심식사 등의 행사가 이어지는 내내 식장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했다. 감독과 선수대표의 인사말도 하나 같이 ‘반성’으로 시작했다. 2년 만에 최하위로 추락한 KIA의 세밑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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