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인야설]

야구 감독이 비시즌엔 축구 선수로 둔갑한다. 과연 농구 당구 등 공으로 하는 스포츠는 무엇이든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LG 김재박 감독답다.

김 감독은 시즌이 끝나면 야구 유니폼 대신 축구 유니폼을 입는다. 알고 보면 압구정을 기반으로 한 조기축구회의 자랑스런 ‘명예회원’이다. 매주 주말 조기축구회를 따라 전국대회 선수로 출전한다. “한 번 뛰고 나면 스트레스 풀기도 그만”이라며 ‘축구찬가’다.

물론 ‘스포츠 감독’이란 프리미엄이 있으니 ‘주전자 배달’ 노릇은 안 해봤다. 포지션은 ‘당연히’ 공격수다. “내가 한번 나가면 한 두 골은 거뜬히 넣지, 그냥은 안 와.” 이럴 때도 김 감독 특유의 승부 근성은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엔 (대표팀 감독으로) 바쁘기도 했고, 무릎이 아파서 축구를 못 했어. 올핸 아프지 않으니 제대로 한번 해봐야지.” 김 감독은 러닝과 근력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야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근데 말야, 축구는 달리기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골문 앞에서 결정력이 제일 중요하지. 특히 낮게 차는 게 쉽지 않아서 잘못 차면 ‘뻥축구’가 되기 쉬워.” ‘외도’를 하면서도 분석부터 하게 되는 걸 보니 이게 바로 스포츠 감독의 ‘직업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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