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17점)과 타이… 2위 현대와 간격은 6게임차

SK 코칭스태프는 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스타킹을 무릎 근처까지 바짝 올려 신는 이른바 ‘농군 패션’으로 통일했다. 팀이 부진할 때 선수단이 단체로 ‘농군 패션’을 선보이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코치들이 직접 나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전날까지 삼성전 8연패에 빠져 있던 6위 SK의 각오는 그만큼 비장했다. SK는 또 이날 비장의 무기로 좌완 고효준(23) 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롯데에서 방출된 뒤 2003년 비룡 군단에 합류한 고효준은 지난해 삼성전 ‘맞춤형 선발’로 맹위를 떨쳤다.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등판, 2승(평균 자책점 2.14)의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그러나 고효준은 고질적인 컨트롤 난조로 자멸하며 벤치의 기대를 저버렸다. 1-0으로 앞선 2회 1사후 양준혁과 진갑용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고효준은 김종훈과 강봉규에게 잇따라 2루타를 엊어 맞고 순식간에 3점을 내줬다. 이어 후속 박종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결국 강판 당했다.

불붙은 삼성 타선은 구원 등판한 송은범의 공을 배팅 볼처럼 두들기며 6점을 추가, 한 이닝에 선발 타자가 모두 득점을 올리는 진기록(시즌 1호 및 통산 7호)도 작성했다. 경기 후반 8점을 추가한 삼성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17점)과 타이를 이루며 대승을 거뒀다. 2위 현대와의 간격은 6게임차로 ‘1강 체제’를 더욱 굳게 지켰다.

나머지 3개 구장에선 비로 명암이 갈렸다. 잠실에선 두산이 선발 랜들이 5이닝 무실점으로 행운의 완봉승(시즌 9승)을 거둔 가운데 KIA에 5회 강우콜드승(5-0)을 거뒀고, 대전에선 한화와 LG가 팽팽한 투수전 속에 5회 강우콜드 무승부(0-0)를 기록했다. 현대-롯데의 수원 경기는 0-0이던 2회 폭우가 쏟아져 노게임이 선언됐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