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9시뉴스, 취재파일4321 보도

"심판들이 고교야구 승부 조작"
KBS 9시뉴스, 취재파일4321 보도

고교야구 경기에서 심판들이 승부를 조작해 온 사실이 취재진들에 의해 드러났다.

KBS는 지난 10일 1TV 9시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 '취재파일 4321'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심판들의 승부조작 관행은 지난달 말 K지역에서 열린 대통령배 고교야구 지역 최종예선전에 참여한 심판들의 '양심선언'으로 확인됐다.

취재진은 경기 직전 심판장(심판배정권을 가진 심판이사)과 경기 주심 사이에 오고 간 대화를 녹음했고 경기 직후 만난 심판들이 승부조작 사실을 털어놓았다.

심판장과 주심 사이의 대화 내용은 심판장의 "A팀에 신경써라"는 말에 경기 주심을 맡은 심판이 "A팀쪽으로요? 예 알았습니다"라는 답변 등으로 이뤄졌다. 이날 경기는 A팀이 큰 점수 차이로 승리한 것으로 마무리됐다. 취재진은 심판들과의 만남에서 승부 조작이 지역 야구협회 윗선에 의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밝혀냈다.

양심선언을 한 심판들은 "심판장에게서 (승부조작은) 협회장님의 지시였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역 야구협회 전무이사를 지낸 김모 씨는 이같은 승부조작이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음을 확인해 줬다. 반면 현 협회장은 이날 경기와 관련, 승부조작 지시 사실을 극구 부인했다.

이들 양심선언 심판들이 기록한 메모에 따르면 이날 경기 외에도 승부 조작이 이뤄진 경기는 올해만 5차례나 된다. 승부조작은 '스트라이크'를 '볼'로 판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오랜 심판 '노하우'는 경기를 참관하는 다른 학부모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

심판들의 승부 조작은 선수들의 진학, 프로 입문 등과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금품이 오가기도 한다. 심판들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 앞서 열린 K지역 중학교 소년체전 최종예선전에서는 금품이 오고 갔다는 것.

이날 '취재파일 4321'에서 출연한 P고교 전 야구선수 학부모는 "대한민국 아마추어 게임의 99%는 (승부조작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입력시간 : 2005-04-1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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