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감독 문전박대에 박재홍 눈물 글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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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박재홍이 또 유남호 감독대행을 찾았다. 3일 광주 두산전이 시작되기 전 광주구장 감독실 문을 두드렸다. 지난 8월31일,1일 이후 벌써 세 번째 방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문전박대를 당했다. 유대행은 “경기 전에는 만나줄 수 없다”며 단호한 어조로 돌려보냈다.

박재홍이 감독실을 찾을 당시,유대행은 정재공 기아 단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의 주내용은 역시 박재홍이었다. 두 사람 모두 박재홍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유대행은 “지금 선수들은 4강에 오르려고 일치단결하고 있다. 박재홍 개인사정 때문에 팀 분위기를 망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대행은 “오늘 아침에 박재홍이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 아직 멀었다. 한희민 재활군 코치도 아직은 힘들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유대행이 말하는 ‘개인사정’이란 박재홍의 FA자격을 일컫는다. 박재홍은 5일까지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내년 시즌 FA자격을 얻을 수 없다.

정단장 역시 고민이 많았다. “우리가 언제 FA 시켜준다고 약속했나. 김성한 전 감독이 있을 때에도 순리대로 하라고 말했다. 지금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단장은 또 “마해영이 2군에 내려가고 이종범도 7번까지 내려가는 수모를 당했다. 팀이 힘들어서 그런 거다. 박재홍은 왜 그런 팀 사정을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냐”고 덧붙였다.

박재홍은 유대행과 정단장의 대화가 끝날 때까지 감독실 밖에서 유대행을 기다렸다. 박재홍은 팀 동료들에게 “몸 상태가 거의 회복됐다. 타격도 가능하다.

1군 엔트리가 확대된 마당에 왜 나를 올리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박재홍은 또 “아무래도 감독님의 뜻이 확고한 것 같다. 그래도 감독님에게 계속 부탁해야지 어쩌겠냐”며 애태우는 모습이었다. 작금의 처지를 답답해하는 박재홍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스포츠투데이 광주=김면중 기자 surprise@sportstoday.co.kr



입력시간 : 2004-09-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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