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20km 종주 'V10 한마음'

‘봄바람은 남에서 북으로,야구바람은 북에서 남으로.’

기아가 2박3일간의 ‘한마음종주’로 끈끈한 결속력을 다졌다. 군산에서 광주까지 전남북의 120㎞ 구간을 무사히 완주하며 올시즌 V10의 꿈을 키웠다. 가는 곳마다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선수들의 얼굴에는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

종주단은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11일 오전 9시 전남 구례 화엄사에서 마지막날 행군을 시작했다.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고 온몸은 멍투성이일 정도로 강행군. 발목부상을 당한 차일목은 동료들의 부축을 받아가며 걸었고 김진우와 김지훈은 다리에 테이핑을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종범 이강철 등 노장들은 선두에서 후배들을 다독였고 김경언 김주형 등 어린 후배들은 가요와 팝송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팬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길거리에 차를 세우고 사인을 부탁한 군인과 시민들이 있었는가 하면 방앗간과 꿀딸기밭 주인들은 따끈따끈한 떡과 방금 따온 딸기를 선수들에게 나눠주며 파이팅을 외쳤다. 특히 전라도 중에서도 시골인 오수∼남원구간을 행군한 10일에는 마을 주민 수십명이 몰려나와 선수들을 반겼다. 이들은 이종범 장성호 등 슈퍼스타들을 제쳐두고 김성한 감독 주위를 둘러싸며 악수를 청하는 이색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올시즌 기아에 첫발을 내디딘 마해영은 “머리에서 발끝까지 성한 데가 없는 정말 힘든 여정이었다. 그러나 선후배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우리를 반겨줄지 몰랐다. 종주를 통해 모든 선수들이 일치단결해 팬들에게 반드시 우승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희망찬 각오를 외쳤다.

/스포츠투데이 박신보 tipop@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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